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 서평입니다.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처럼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해 책의 줄거리,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 그리고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담은 깊이 있는 감상평을 공유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자,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관통하는 이 문장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조르바의 웃음소리와 춤사위가 귓가에 맴도는 이 소설의 매력을 지금부터 함께 느껴보시죠.
목차
- <그리스인 조르바> 책 정보 및 줄거리
-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 가슴에 새겨진 문장들
- 서평: 조르바, 내 삶의 스승으로 삼고 싶은 사람
- 닮고 싶지만 닮을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 죽음 앞에서 후회 없이 사는 법
- 실패를 대하는 조르바의 자세
- 마치며: 조르바의 그림자라도 따라가고픈 당신에게
<그리스인 조르바> 책 정보 및 줄거리
- 제목: 그리스인 조르바 (Zorba the Greek)
-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
- 옮긴이: 이윤기
- 출판사: 열린책들
- 저자 소개: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는 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철학자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외에도 <최후의 유혹>, <미칼레스 대장> 등 수많은 걸작을 남겼으며, 노벨 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인간 영혼의 투쟁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작품 속에 깊이 있게 녹여냈습니다.
- 간략 줄거리: 책과 관념의 세계에 빠져 사는 젊은 지식인 '나'는 크레타섬에서 갈탄광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항구에서 우연히 조르바라는 노인을 만납니다. 거칠지만 생명력 넘치고 본능에 충실한 조르바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나'는 그를 광산 책임자로 고용하여 함께 크레타로 떠납니다. 소설은 이 두 사람이 크레타섬에서 함께 지내며 겪는 사건들과 대화를 통해, '나'가 조르바를 통해 진정한 삶과 자유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 예스24
20세기 문학의 구도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그리스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으로, 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www.yes24.com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그리스인 조르바>는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제목을 여러 번 들어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은 항상 다른 책들에 밀려 제 책장 목록의 뒷자리를 차지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라는 책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한번 마주쳤고, 미리보기로 몇 페이지를 넘긴 순간 '아, 지금 읽어야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관심 도서 목록에만 담아두었던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가슴에 새겨진 문장들
책을 읽는 내내 조르바가 툭툭 던지는 말들은 단순한 대사를 넘어, 삶의 진리가 담긴 잠언처럼 다가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조르바야말로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던 사람임을 깨달았다. 생동감이 넘치는 마음과 뜨거운 목구멍을 가진, 대지의 어머니 가이아에게서 미처 탯줄을 자르지 못한, 길들여지지 않은 위대한 영혼을 가진 사람!
나는 행복했고 또 그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정작 행복한 순간에는 그게 행복이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직 그 행복이 끝나 먼 과거로 흘러간 다음에야 비로소 갑작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순간 우리가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새삼 깨닫는다.
인간이 욕망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것뿐입니다. 수도사들처럼 금욕을 통해서가 아니라 신물 나도록 실컷 즐겨봐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라고요. 우리가 스스로 악마가 돼보지 않고 어떻게 그놈에게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요!
조국으로부터 벗어나고, 신부들로부터도 벗어나고, 돈으로부터도 벗어나고, 탈탈 먼지를 털었죠. 세월이 흐를수록 난 먼지를 털어냅니다. 그리고 가벼워집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난 자유로워지고, 사람이 돼갑니다.
서평: 조르바, 내 삶의 스승으로 삼고 싶은 사람
닮고 싶지만 닮을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소설 속 화자인 '나'와 조르바는 그야말로 정반대의 인간 유형입니다. '나'가 고뇌하고 사색하는 지식인이라면, 조르바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야인이죠.
책을 읽는 내내 저는 조르바라는 인물에게 강한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며, 하고자 하는 일은 망설임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런 조르바의 눈에, 매사 고뇌하고 주저하는 '대장'은 얼마나 답답해 보였을까요.
'어떻게 하면 조르바처럼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책을 덮은 후에도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매사에 진실되고, 일할 땐 미친 듯이 일하고, 놀 땐 모든 것을 잊고 춤추는 그의 모습.
조르바처럼 살고 싶다는 열망이 커질수록, 그러지 못하는 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죽음 앞에서 후회 없이 사는 법
조르바는 죽음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늙음'이라는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두려움을 고백합니다. 죽음보다 늙는 것이 무섭다는 그의 진솔한 고백은 오히려 무척 조르바답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나약함마저 부끄럼 없이 드러내는 솔직함, 그것이 바로 조르바의 매력이니까요.
우리 모두는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압니다. 하지만 애써 죽음을 외면하며,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흘려보내곤 합니다. 조르바의 삶은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항상 기억하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해야만 인생의 하루하루를, 바로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다가올 죽음 앞에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실패를 대하는 조르바의 자세
갈탄광 사업의 핵심이었던 케이블 설치는 결국 처참한 실패로 끝납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 버리죠.
하지만 조르바와 '나'는 그 자리에 남아 맛있게 양고기를 뜯으며 춤을 춥니다. 모든 것을 잃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분노하거나 남을 탓하는 대신 현재의 순간과 양고기의 맛을 온전히 즐깁니다.
실패 앞에서 어쩜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조르바는 케이블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단 한 순간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초연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과정의 치열함이 결과의 실패를 압도하는 조르바의 태도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마치며: 조르바의 그림자라도 따라가고픈 당신에게
조르바는 제게 '삶의 스승'으로 삼고 싶은 인물이 되었습니다. 삶이 힘들고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어 그의 지혜와 가르침을 얻고 싶습니다.
비록 조르바처럼 완벽하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자주 들여다보며 그의 삶의 그림자라도 따라가 보려 노력한다면, 삶은 분명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이지만, 이제는 한 권 사서 제 책장에 영원히 소장하고 싶다는 강한 소유욕을 느끼게 한 책.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는 모든 분께 <그리스인 조르바>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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