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서평입니다. 이 책의 정보와 작가 소개, 책을 읽게 된 특별한 계기, 기억에 남은 인상 깊은 구절, 주인공 한스의 죽음에 대한 해석과 우리 삶의 '수레바퀴'가 갖는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들어가며: 시대를 초월한 성장 소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수레바퀴 아래서>는 1906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치열한 경쟁 사회와 어른들의 기대 속에서 고뇌하는 소년 한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을 검색하는 분들은 주로 줄거리와 결말에 대한 해석, 그리고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궁금해하십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저의 개인적인 감상과 해석을 더해 <수레바퀴 아래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 글의 순서
1. <수레바퀴 아래서> 책 정보 및 작가 소개
[책 정보]
- 제목: 수레바퀴 아래서 (Unterm Rad)
- 저자: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 발표: 1906년
수레바퀴 아래서 - 예스24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고루하고 위선적인 권위에 희생된 순수한 소년의 비극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의지를 짓밟는 제도와 교육에 대한 비판“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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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는 독일계 스위스 소설가이자 시인, 화가입니다. 인간 내면의 탐구와 자아 발견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작품들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대표작으로는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등이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게 된 이유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꾸준히 찾아 읽는 이유는 그의 소설에 항상 '자아를 찾아가는 주인공'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데미안』의 싱클레어부터 『싯다르타』의 싯다르타까지, 그들은 모두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고뇌하고 방황합니다.
삶의 가장 큰 숙제는 '나다운 나'를 찾는 것이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탐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습니다. 아직 진짜 나를 찾지 못했다는 갈증이 저를 계속해서 헤세의 책으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배우 김석훈 님이 한 중고 서점에서 이 책을 "아주 좋은 책"이라며 소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의 추천은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확신을 더해주었죠.
마침 『싯다르타』를 읽은 직후였기에, 망설임 없이 도서관으로 향해 『수레바퀴 아래서』를 빌려 읽게 되었습니다.
3. 기억에 남는 문장들
일주일에 한두 번쯤 산책을 하도록 하려무나. 산책이란 꼭 필요할뿐더러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거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갈 수도 있지. 신선한 공기를 쐬며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손쉽고 즐거운 일인지, 머지않아 알게 될 거야. 어쨌든 고개를 높이 치켜들거라!
💬헤르만 헤세가 생전에 산책을 무척 즐겼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구절은 작품 속 인물의 대사를 넘어, 마치 작가 자신이 한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조언처럼 들려왔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맑은 공기를 쐬는 것만으로도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위로의 말이었습니다.
하일너는 자기 나름대로의 사고와 언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고민으로 괴로워하며, 자기를 에워싼 주위 환경을 경멸에 찬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그는 낡은 기둥과 담장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영혼을 시구에 반영하고, 환상에서 자기만의 허구적인 삶을 만들어내는 기이한 비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그는 감정이 풍부할 뿐 아니라, 남에게 구속받기를 꺼렸다. 한스가 1년 동안에나 내뱉을 농담을 하일너는 단 하루 만에 해대었다. 동시에 그는 우울한 소년이었다. 자기 자신의 슬픔을 낯설고 귀한, 값진 보물처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정해진 길을 묵묵히 따르는 한스와 달리, 하일너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영혼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세상의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죠. 그의 모습은 정해진 수레바퀴의 길을 성실히 따르던 한스에게 큰 충격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일너는 사회가 정한 길 밖에도 무한한 세상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한스는 잠시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어두컴컴한 현관을 살그머니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다시는 어린아이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저녁 무렵 피혁 공장의 뜰에서 리제 곁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스는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며 그 장소를 다시 찾았을 것입니다. 현재보다 과거가 더 행복했다고 느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는 깨달았습니다. 사랑했던 과거는 더 이상 그곳에 없으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요. 이 문장을 통해 한스가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성숙의 순간을 맞이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랐습니다.
4. 결말에 대한 해석: 한스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은 많은 독자들이 가장 안타까워하고 궁금해하는 지점은 바로 주인공 한스의 죽음일 것입니다. 기술공으로서 새로운 삶을 응원하는 마음도 잠시, 그는 결국 차가운 시신이 되어 아버지 앞에 나타납니다.
헤세는 왜 전지적 작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한스의 죽음이 자살이었는지, 사고였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을까요? 아마 독자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한스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우울감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억눌려 있었을 뿐입니다.
떠나버린 엠마에 대한 그리움, 견습공으로서 시작해야 하는 삶에 대한 두려움, 술기운,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친구 하일너에 대한 기억이 한순간에 터져 나오며 그를 집어삼킨 것은 아닐까요?
책을 읽으며 학창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시험을 잘 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우쭐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모두 허상이었습니다.
꿈도, 목표도 없이 오직 좋은 점수만을 위해 달리던 어린 시절이 한스의 모습과 겹쳐 보였습니다. 학교에서 쫓겨난 한스가 느꼈을 수치심과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절망감이 얼마나 컸을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한스는 자신의 삶이라는 수레를 끌고 가지 못하고, 그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버리고 만 것입니다.
5.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무거운 수레바퀴를 잘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요?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직히 그 답을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나의 수레를 이끄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그 수레에 무엇을 싣고 가야 하는지도 여전히 탐색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덮으며 한 가지는 다짐해 봅니다.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가 되지는 말자고 말입니다.
지금 당장 방향을 모르고, 수레가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힘을 찾다 보면, 언젠가는 저만의 수레를 능숙하게 이끄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수레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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