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에세이 / / 2025. 9. 18. 12:06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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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시선으로 삶을 재발견하는 법을 탐구합니다.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법부터 성공적으로 고통받는 법까지, 그의 지혜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지 알려드립니다.

알랭 드 보통의 책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책 표지 사진



1.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책 기본 정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알랭 드 보통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현대 소설의 선구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풀어놓는다. 살면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

www.aladin.co.kr


2. 프루스트를 향한 오랜 호기심, 책을 펼치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지치셨나요? 100년 전 한 소설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당신의 평범한 하루가 보석처럼 빛나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알랭 드 보통의 오랜 팬입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의 복잡 미묘함을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생각이 담긴 또 다른 철학적인 책을 찾던 중,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이라는 제목에 이끌렸습니다.

 

사실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영화나 전시회 등 의외의 장소에서 그의 흔적을 발견하며 호기심이 커져가고 있었죠.

 

하지만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작할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프루스트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완벽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았습니다. 과연 알랭 드 보통은 프루스트를 통해 우리 삶을 바꾸는 어떤 방법을 알려줄까요? 그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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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루스트가 제안하는 삶을 바꾸는 9가지 방법

이 책은 프루스트의 방대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들을 9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알랭 드 보통의 친절한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100년 전 작가의 통찰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은 울림을 주는지 깨닫게 됩니다.

3-1.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죽음을 기억하라

"우리가 오늘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굳이 파국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당장 오늘 밤에도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그러기에는 충분하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왜 오늘을 사랑해야 할까요? 프루스트는 그 답을 '죽음'에서 찾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비로소 삶의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게 됩니다.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죠. 큰 사건이나 비극이 닥쳐야만 삶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매일 죽음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현재의 삶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3-2. 나를 위해 읽는 방법: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어떤 소설의 가치란...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인식하기는 하지만, 차마 우리 자신의 힘으로 공식화하지는 못했던 인식을 지목하는 능력에까지 뻗어나가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막연하게 느끼고 생각했지만 차마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정확히 짚어내는 문장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깊은 공감과 함께 희열을 느낍니다.

 

프루스트는 위대한 작품을 읽는 경험이 낯선 세계를 우리의 세계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하고, 나아가 스스로 표현하지 못했던 내면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 준다고 말합니다. 독서는 단순히 타인의 이야기를 읽는 행위를 넘어,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3-3. 시간 여유를 가지는 방법: 너무 빠르지는 않게

"이렇게 너무 빠르지는 않게 지나감으로써 얻는 이득이란, 그 과정에서 이 세계가 훨씬 더 흥미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아닐까?"

"사람들이 아주 심하게 아프거나 다리가 부러지기 전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우리는 늘 시간에 쫓겨 살아갑니다.

 

하지만 프루스트는 '너무 빠르지는 않게'라고 속삭입니다.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볼 때,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의 흥미로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시간의 여유를 가질 때, 우리는 더 풍요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3-4. 성공적으로 고통받는 방법: 고통은 최고의 스승이다

"프루스트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고통을 겪고 나서야, 무엇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나서야, 비로소 어떤 것을 진정으로 배우게 된다."

누구도 고통을 원하지 않지만, 프루스트는 고통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지혜로 이끄는 가장 뛰어난 스승이라고 말합니다. 평온하고 안락한 삶 속에서는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어려운 진실을 마주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슬픔과 고통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문제와 마주하고, 그 과정에서 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3-5.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나만의 언어를 찾아라

"클리셰의 문제란... 그것들이 매우 좋은 생각의 피상적인 연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불타는 노을', '은은한 달빛'처럼 상투적인 표현(클리셰)은 편리하지만,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만듭니다. 프루스트는 우리가 세상을 진정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남들이 쓰는 표현을 빌리는 대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대상을 훨씬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깊이 느끼게 하는 훈련이 됩니다.

3-6.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 지성보다 온화함을

"우정은 일차적으로 온화함과 애정을 위한 것이었다."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친구도 좋지만, 프루스트가 생각한 진정한 우정의 핵심은 '온화함'과 '애정'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식을 뽐내거나 일방적으로 관심사를 설명하는 관계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이죠.

3-7. 눈을 뜨는 방법: 일상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라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바라봄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행복... 우리가 각자의 삶을 적절하게 바라보기에 실패한 결과일 가능성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인지를 밝혀준다."

우리의 불만은 삶에 무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익숙함에 속아 지나쳐버린 일상의 풍경, 사람들, 사물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새로운 아름다움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에게 예술가의 역할은 바로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의 가치를 볼 수 있도록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감사하는 마음’과도 연결됩니다. 일상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3-8. 사랑 안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 결핍이 욕망을 만든다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방식에서의 모든 장애물과 마찬가지로 가난은 부유보다 더 너그러운 것이며, 차마 구입할 수 없는 옷들보다도 더 많은 어떤 것을 여성에게 제공한다. 그 뭔가는 바로 그 옷들을 향한 욕망이며, 그 욕망은 그 옷들에 대한 진정하고 세부적이며 완전한 지식을 만들어낸다."

쉽게 소유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 우리는 더 큰 욕망을 느끼고, 그 대상을 더 자세히, 그리고 완벽하게 알기 위해 노력합니다. 프루스트는 이러한 결핍과 장애물이 역설적으로 대상을 더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3-9. 책을 내려놓는 방법: 독서는 시작일 뿐이다

"독서는 우리를 정신생활로 이끌어준다. 그러나 독서 자체가 정신생활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프루스트는 마지막으로 '책을 내려놓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독서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동기'이자 '도구'일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프루스트에게 바치는 진정한 경의는 그의 눈으로 우리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지, 우리의 눈으로 그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는 책을 통해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감상평: 알랭 드 보통의 안내로 프루스트에게 한 걸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만약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먼저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훨씬 더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었겠죠. 그럼에도 이 책은 프루스트라는 거대한 산의 정상으로 가는 여러 등산로 중, 가장 안전하고 아름다운 길 하나를 안내해 준 듯한 느낌을 줍니다.

 

돌이켜보면 프루스트는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보았던 프랑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주인공이 홍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제야 그 유명한 '마들렌 효과'가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얼마 전 다녀온 사진전에서는 그의 초상 사진을 마주치기도 했죠. 이렇게 흩어져 있던 파편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이라는 유능한 가이드프루스트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여행 안내서입니다. 물론 프루스트의 생각이 모두의 삶을 관통하는 절대적인 진리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의 섬세한 통찰 중 몇몇은 제 마음에 깊이 들어와 박혔고, 무엇보다 그의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사람의 해석이 아닌, 저의 눈과 마음으로 직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느끼고 탐험해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습니다.

 

버킷리스트에 새로운 항목을 하나 추가해보려 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독 하기’. 언젠가 긴 휴가가 주어진다면, 이 위대한 여정을 꼭 한번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6 세트 - 예스24

프루스트 이전 소설들의 종착지이자, 프루스트 이후 소설들의 출발점이 될 만큼 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몇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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