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양귀자의 장편 소설 『모순』 서평입니다. 이 소설의 기본 정보,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 책 속의 인상에 남는 문장과 떠오르는 생각들, 삶의 모순과 관련된 감상 후기를 글 속에 담았습니다.
📖 소설 『모순』 기본 정보
서지 정보
- 제목: 모순 (矛盾)
- 저자: 양귀자
- 출판사: 쓰다 (살림출판사의 소설 브랜드)
- 최초 발행일: 1998년 3월 15일
- 최신 개정판 발행일: 2013년 4월 15일 (현재 독자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판본입니다)
- 분량: 307쪽
- 분류: 한국 현대소설, 장편소설
- 판수: 132쇄 이상 (2025년 기준)
작품 개요
『모순』은 1998년 초판 출간 후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진입한 양귀자의 세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25세 미혼여성 안진진을 주인공으로, 시장에서 내복을 파는 억척스러운 어머니와 행방불명 상태의 아버지, 조폭 보스가 꿈인 남동생으로 구성된 가족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의 어머니와 일란성쌍둥이인 이모는 대조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부유한 이모는 지루한 삶에 지쳐 있고, 가난한 어머니는 처리해야 할 불행들로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안진진은 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삶을 바라보며 모순투성이인 인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책과의 만남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훑어보다가였습니다. '양귀자'라는 이름을 처음 봤을 때는 중국 작가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의 유명한 소설가였어요.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이 책이 출간된 지 꽤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요즘 들어 오히려 '역주행' 중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건, 그만큼 변하지 않는 깊이와 공감대가 있다는 뜻 아닐까요? 그런 신뢰감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인상 깊은 구절과 생각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 진진의 이 외침은 삶에 대한 진정한 각성을 보여줍니다. 그녀가 결혼할 남자를 찾기 위해 온 생애를 건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그 대상이 남자라는 점에서 의아할 수 있지만, 사실 이것은 인생의 동반자를 찾는 일에 대한 진지한 접근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인 만큼, 진진의 이런 태도는 매우 성숙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진진의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이 구절에서 진진의 인생관 변화가 잘 드러납니다. '탐구하면서 사는 것'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탐구해도 인생은 절대 우리 뜻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실수도 반복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내면서 그때그때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었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었다. 나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묻지 않았다."
💭이 구절을 읽으며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무례를 범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타인이 "왜 그렇게 사냐"라고 묻는다면 분명 무례한 질문이 될 텐데, 왜 가족에게는 그런 질문을 서슴없이 하는 걸까요?
각자의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그 사람만의 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길에 대해 비판할 자격은 오직 본인에게만 있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에게는 행복만큼 불행도 필수적인 것이다."
💭참으로 복잡한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문장입니다. 계속되는 행복이 오히려 우리를 무뎌지게 만들고, 불행 속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이 더 크게 와닿는다면, 정말로 인간은 사서라도 고생을 해야 하는 존재인 것일까요?
이런 모순적 특성이야말로 인간다움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의 불행하고도 행복한 삶……"
💭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불행한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진진의 어머니를 보며 깨달았어요. 끊임없이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생동감과 활력이 나온다는 걸요.
불행을 극복해 가는 그 과정 속에 오히려 삶의 의미와 작은 행복들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 이 구절에서 가장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언을 들어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진정한 깨달음은 오지 않죠.
알면서도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모순, 이게 바로 인생의 본질이 아닐까요? 실패할 줄 알면서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 아플 줄 알면서도 사랑하고 싶은 감정들... 이런 모순이야말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결국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경험 자체가 우리를 한 단계 성장시키니까요. 알기만 하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인정하고, 앞으로는 더 용기 내어 행동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종합적 소감
진진은 결국 나영규를 선택했습니다. 만약 이모의 죽음이 없었고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녀의 선택은 김장우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 상황들이 그녀로 하여금 나영규를 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없던 것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불행과 행복이 공존하는 삶을 위해서 말입니다. 가족 안에 존재하는 불행과 나영규가 제공할 수 있는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삶 속의 행복을 함께 가져가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그녀의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살아보고 탐구한 인생을 바탕으로, 그 순간의 진진이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름부터가 '모순'인 그녀가 인생의 모순 속에서도 잘 살아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삶을 탐구하며 성장해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저 역시 진진처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삶의 모순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용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양귀자 작가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현실적인 갈등 설정이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출간된 지 오래된 이 책이 여전히 베스트셀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여전히 우리는 주인공 '진진'과 같은 고민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을, 인생을 온 생애를 걸고 살아내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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