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의 리뷰 글입니다. 글에서는 이 소설의 서지 정보, 작가 소개, 줄거리, 개인적 감상평 속 책을 읽게 된 계기, 기억에 남는 구절들, 읽고 난 후 소감을 담고 있습니다.
📖 서지 정보
- 제목: 맡겨진 소녀
- 원제: Foster
- 저자: 클레어 키건 (Claire Keegan)
- 옮긴 이: 허진
- 출간: 2010년 (원서, 아일랜드)
- 한국어판 출판일: 2023년 4월 26일
- 출판사: 다산책방
- 분량: 약 120쪽 내외 (중편소설)
- 수상/주목: 데이비드 마커스 상, 디 에지워스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 수상 및 후보. 2022년에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말없는 소녀》(아일랜드 최초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작)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음.
👩💻 저자 소개 – 클레어 키건 (Claire Keegan)
생애와 배경
클레어 키건은 1968년 아일랜드 남동부 카운티 위클로(County Wicklow)의 한 농장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일랜드 농촌의 가난하고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자랐는데, 이러한 성장 배경은 그녀의 작품 세계 전반에 짙게 배어 있습니다.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웨일스에서 창작 과정을 수학했습니다.
작품 세계와 문체 특징
키건은 짧은 분량으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단편·중편소설의 대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녀의 글쓰기는 장황함을 배제하고, 극도로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리듬을 담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문학 특유의 가톨릭 교회의 권위, 가난, 가족 공동체, 침묵 속의 폭력과 같은 사회적 맥락을 다루면서도, 인간의 연민·존중·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서사를 중심에 놓습니다.
대표작 및 주요 성취
- 《Antarctica》(1999): 첫 단편집으로, 아일랜드 단편문학의 새로운 목소리로 주목받음.
- 《Walk the Blue Fields》(2007): 한국어 제목 《푸른 들판을 걷다》2번째 단편집으로, 가디언·타임스 등 영국 유수 언론의 ‘올해의 책’ 선정.
- 《Foster》(2010): 한국어 제목 《맡겨진 소녀》. 2010년 뉴요커 지에 처음 실렸으며, 이후 책으로 출간. 2022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The Quiet Girl》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 재조명.
- 《Small Things Like These》(2021): 한국어 제목 《이처럼 사소한 것들》. 부커상 최종 후보작. 아일랜드 사회의 '막달레나 수용소’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킴.
평가와 영향력
키건의 글은 “단어 하나도 낭비하지 않는 정밀한 문학”, “짧지만 삶을 뒤흔드는 깊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맡겨진 소녀》와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은 아일랜드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키건은 21세기 아일랜드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녀는 작품 활동 외에도 아일랜드와 미국에서 문학 창작 강의를 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 클레어 키건은 “짧은 이야기 속에 가장 깊은 진실을 담아내는 작가”로서, 아일랜드의 전통과 현대적 문제를 교차시키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적 울림을 전달하는 작가입니다.
📚 줄거리 요약
《맡겨진 소녀》는 1980년대 아일랜드 시골을 배경으로 합니다. 어느 여름, 가난하고 아이가 많은 집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먼 친척 집에 ‘맡겨’ 집니다.
친부모에게서 정서적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녀는 처음엔 낯선 집에서 위축되지만, 아이를 잃은 상실감을 가진 부부와 지내며 차츰 따뜻함, 배려, 사랑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소녀는 삶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한 인간으로 존중받는다는 감각을 처음 알게 됩니다. 그러나 여름이 끝나갈 무렵, 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운명 앞에 놓입니다.
이 소설은 말수가 적고 섬세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의 차가움과 따뜻함, 그리고 성장의 순간을 간결하고도 아름답게 담아냅니다.
『맡겨진 소녀』 개인적 감상평
책을 읽게 된 계기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그녀의 글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짧은 분량 안에 깊은 울림을 담아내는 그녀의 문체가 너무 좋아서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맡겨진 소녀』가 2022년 영화 「말없는 소녀」로 각색되어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욱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의 감동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어서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 이 장면에서 소녀의 성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준 킨셀라 부부를 위한 소녀의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그들과의 의리를 지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녀가 엄마에게는 침묵을 지키면서도, 킨셀라 부부에게는 아빠가 카드 게임에서 붉은 암소를 잃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소녀가 친부모보다 킨셀라 부부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 소설의 마지막 부분, 여기서 소녀가 부른 '아빠'가 친아버지인지 킨셀라 아저씨인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서술되어 있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저는 소녀가 친아버지의 접근을 킨셀라 아저씨에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킨셀라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자신의 친부모보다 더 따뜻하게 대해준 킨셀라 아저씨를 아빠로 여기는 소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습니다. 소녀는 킨셀라 부부와 함께 살 수 있을까요? 소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킨셀라 부부의 집으로 소녀가 다시 돌아갔기를 바라며 소설의 끝을 상상해 봅니다.
읽고 난 후 소감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났던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킨셀라 부부에게서 느껴지는 슬픔이 작가의 짧은 묘사만으로도 가슴 깊이 전해졌습니다.
소녀의 감정 역시 자세히 서술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슬픔과 아쉬움이 완전히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또 한 번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의 문장이 주는 여운을 느꼈습니다. 많은 표현을 하지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그녀의 문장들이 좋습니다.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역시 마지막 작별 장면입니다. 킨셀라 부부와 덤덤하게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차에 타려던 소녀가 끝내 달려가서 킨셀라 아저씨에게 안기는 모습에서 뭉클함이 밀려왔습니다.
킨셀라 부부에게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정확히는 자식을 잃었기 때문에) 소녀와 더욱 특별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소녀 또한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죽은 남자아이의 존재를 느끼게 되었을 것입니다.
클레어 키건 특유의 절제된 문체 속에 숨겨진 깊은 감정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강하게 흔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고 바로 영화 「말없는 소녀」에서는 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되었는지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여운이 더 깊긴 하지만 영화 또한 그에 못지않는 절제력으로 책 속 장면들을 스크린으로 옮겨 놓아 대사 없이도 가슴을 울리는 영화였습니다.
아직 책을 보지 않으신 분들도, 책을 읽어보신 분들도 영화를 함께 감상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영화 「말없는 소녀」
영화 <말없는 소녀> 리뷰: 원작, 줄거리, 결말 해석
영화 원작 소설 '맡겨진 소녀'와 비교, 줄거리, 그리고 가슴 먹먹한 마지막 장면의 의미를 깊이 있게 해석합니다. 1981년 아일랜드의 여름, 한 소녀가 사랑과 보살핌 속에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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