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를 읽고 드는 생각. 이 뇌과학 책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진짜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았습니다.

글의 순서
- 1. 들어가며: 내 머릿속,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나'
- 2.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 2-1. 이해할 수 없던 내 행동의 실마리를 찾다
- 2-2. 나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다
- 2-3.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다
- 3. 이 책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 3-1. '자유의지' 논쟁에 불을 붙이다
- 3-2. 아쉬움: "그래서 무의식을 바꾸는 방법은?"
- 4. 책을 덮고 난 후: '의식적인 나'를 만들어갈 용기
1. 들어가며: 내 머릿속,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나'
"나는 내 생각과 행동의 주인이다."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믿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만약 우리가 아는 '나'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수면 아래 잠긴 거대한 무의식이 나의 모든 것을 설계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인 뇌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의 저서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원제: Incognito)>는 바로 이 도발적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예스24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보스턴 글로브 올해의 책 ★ 뇌과학계의 칼 세이건, 데이비드 이글먼 연구의 첫걸음 “우리가 뇌에 대해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관해 현대 뇌과학이 내놓은 해답.”뇌
www.yes24.com
이 책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뇌의 비밀스러운 활동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지배하는지 적나라하게 파헤칩니다.
평소 무의식의 역할에 관심이 많았고, 나를 지배하는 무의식의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재설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습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이 우리 삶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책을 둘러싼 다양한 생각과 논쟁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2. <무의식은 나를 어떻게 설계하는가>는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이 책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2-1. 이해할 수 없던 내 행동의 실마리를 찾다
우리는 때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합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는 케이크에 손을 뻗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죠.
책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 뇌 속에서 벌어지는 '라이벌 팀'들의 경쟁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현재의 쾌락을 추구하는 감정의 뇌와 미래의 보상을 생각하는 이성의 뇌가 끊임없이 다투는 것이죠.
나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뇌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자책감에서 벗어나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게 됩니다.
2-2. 나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다
책에서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실제가 아닌, 뇌가 재구성한 현실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철석같이 믿는 감각조차 뇌가 '편집'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나의 생각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또한, 유전자가 연애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고, 뇌의 발달 상태가 10대들의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그 사람'의 행동이 온전히 그의 자유의지만의 결과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이는 나 자신과 타인의 단점이나 실수를 조금 더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2-3.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무의식의 작동 방식을 아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익숙하거나 자주 본 대상에게 무의식적으로 호감을 느낍니다(암묵적 자기 중심주의).
이러한 뇌의 '버그'를 인지한다면, 광고나 특정 의견에 현혹되지 않고 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비록 무의식을 직접 통제할 수는 없지만, 무의식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통해 우리는 충동적인 결정을 줄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3. 이 책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책은 출간 이후 수많은 독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3-1. '자유의지' 논쟁에 불을 붙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은 바로 '자유의지'의 문제입니다. 내 행동이 뇌 속 화학물질과 신경회로에 의해 결정된다면, 범죄자의 책임은 어디까지 물어야 할까요?
책에서는 처벌보다는 전두엽 훈련과 같은 '재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뇌과학의 발전이 법률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책임과 처벌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3-2. 아쉬움: "그래서 무의식을 바꾸는 방법은?"
한편, 저처럼 '무의식을 재설계하는 비법'을 기대했던 독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책은 무의식이 '어떻게' 우리를 설계하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뇌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죠.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역설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비법을 남발하는 대신, 현재 뇌과학의 현주소를 정직하게 보여줌으로써 더 깊은 탐구의 필요성을 일깨웁니다.
4. 책을 덮고 난 후: '의식적인 나'를 만들어갈 용기
솔직히 말해, 책을 덮고 나서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내가 아는 '나'는 허상에 가깝고, 진짜 '나'는 가닿을 수 없는 무의식 속에 있다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을 바꾸는 뾰족한 방법도 찾지 못했고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책이 주는 진짜 메시지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나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는 데서 진짜 자기 이해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의식'의 역할이 미미할지라도, 우리에게는 무의식의 자동화된 시스템을 감독하고 여러 욕망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비록 내가 만들어낸 '의식적인 나'가 완벽한 진실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설명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가짜처럼 보이는 '나' 역시, 수많은 무의식적 활동의 결과물로서 소중한 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무의식을 바꾸는 비법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가 내 생각의 주인이 아닐 수 있다는 겸손한 자각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자기 사용 설명서'를 써 내려갈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뇌과학을 통해 '나'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책 리뷰 > 뇌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운동의 뇌과학⟫ | 작심삼일, 불안을 끝내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0) | 2025.09.23 |
|---|---|
| [책]⟪마음의 기술⟫| 뇌를 통제해 마음을 셀프 치료하는 기술 (0) | 2025.09.17 |
| ⟪독서의 뇌과학⟫: AI 시대, 독서가 경쟁력이 되는 뇌과학적 증거 (0) | 2025.09.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