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소설 / / 2025. 9. 16. 18:51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 나를 '나답게' 만드는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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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솔직 리뷰. 책을 다시 읽게 된 계기부터 줄거리, 작가 소개, 가슴을 파고드는 명대사,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은 최종 감상까지 이 글에 담았습니다.

우리는 사랑일까 책 표지 사진


다시, 알랭 드 보통의 세계로 빠져든 이유

최근 알랭 드 보통의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다시 펼쳐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조금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의 철학적 사유들이, 시간이 흐른 지금은 놀랍도록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사랑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과정을 철학적 언어로 해부하고,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에 또다시 매료되었죠.

 

그렇게 한 권의 책이 준 깊은 여운은 자연스럽게 그의 다른 작품, <우리는 사랑일까>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과거에는 그저 '유명한 책'이라는 이유로 손에 들었다면, 이제는 사랑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그 속에 담긴 철학적 해석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그들의 심리를 통해 철학자들의 사상과 삶까지 엿보고 싶은 지적 호기심이 생긴 것이죠.


<우리는 사랑일까>와 작가 '알랭 드 보통'

  • 제목: 우리는 사랑일까
  • 저자: 알랭 드 보통
  • 출판: 은행나무
  • 옮긴 이: 공경희
 

우리는 사랑일까 - 예스24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지적인 연애소설은 처음 본다!유쾌한 연애술사 알랭 드 보통의,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러브스토리‘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최고의 걸작!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www.yes24.com

알랭 드 보통 사진

이 책을 쓴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철학자입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철학, 문학, 예술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들을 우리의 일상, 특히 '사랑'과 같은 보편적인 경험과 연결하여 아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불안>, <여행의 기술>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통해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죠. 그는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를 설립하여 지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 어떤 이야기인가요?

이 책은 런던에 사는 '앨리스'와 '에릭'이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연애하고, 결국 이별에 이르는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따라가는 소설입니다. 로맨틱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앨리스와 달리, 에릭은 어딘가 모르게 깊은 소통을 꺼리는 듯한 인물입니다.

 

앨리스는 에릭과의 관계 속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며 좌절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게 됩니다.

 

작가는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 그리고 침묵의 순간들까지 놓치지 않고 그들의 마음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섬세하게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심리 분석에 철학적 사유를 덧입혀, 평범해 보이는 연애담을 한 차원 높은 인문학적 고찰로 승화시킵니다.


밑줄을 긋게 만들었던 문장들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게 되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도 와닿을지 모를 몇 구절을 소개해 드립니다.

앨리스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사가 어긋날 거라는 생각에 계속 집착하면, 결국 일이 제대로 풀렸다.

기억에 남는 문장 책 사진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행위에 무의식적으로 깔린 목적은 단순히 그것을 가지는 게 아니라,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변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스운 소리로 들리겠지만, 그녀가 원했던 것은 모델이 입은 옷이 아니라 모델 자체였다.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보다 더 ‘자신답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랑이 어려운 우리에게, 이 책이 남긴 것들

연애는 두 사람이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지만, 그 마음의 크기와 방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줍니다. 소설 속 앨리스는 관계에서 늘 약자의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에릭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쩌면 조금은 이기적으로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에릭은 앨리스를 '앨리스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와 함께 있을 때, 앨리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더 큰 혼란에 빠지는 듯 보였죠. 그녀가 그에게 그토록 끌렸던 이유는, 어쩌면 그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인용한 문장처럼, 우리는 때로 명쾌한 사람보다 어렵고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서 더 큰 가치를 느끼는 모순적인 존재이니까요.

 

앨리스는 끊임없이 그를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그는 번번이 그녀의 노력을 무시했습니다. 내가 앨리스가 된 것처럼 불쾌한 감정이 들었고, 점점 지쳐가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앨리스가 이별을 고하고 나서야, 에릭은 뒤늦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왜 우리는 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그것을 잃을 위기에 처해서야 비로소 후회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걸까요?

 

다행히도 앨리스는 마지막에 '필립'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만납니다. 필립은 있는 그대로의 앨리스를 존중하고 그녀의 진짜 매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죠. 어쩌면 앨리스는 평등하게 애정을 주고받는 건강한 관계가 조금은 두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상적인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요?

 

만약 지금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있거나, 연애의 미묘한 심리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좋은 친구이자 상담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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